주변 카페는 경쟁자가 아니다
창업자와 상담하다 보면 주변에 카페가 너무 많아 창업하기 두렵다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주변 카페들은 모두 나의 적일까? 나는 카페가 전혀 없는 지역을 찾아야 할까? 지금 한국에서 그런 곳이 있기는 할까? 카페가 많지 않다는 건 그럴 만한 이유도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 동네엔 카페가 없어도 아무런 불편이 없다는 뜻일 테니 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런 지역은 카페의 수요를 나 혼자 직접 만들어내야 하므로 실패 가능성도 높다.
달리 생각해보자. 우리 카페에서 먹고 마시다 질린 고객이 다른 카페에 갈 수 있는 만큼 그 반대의 상황도 가능하다. 다른 카페에 질리면 우리 카페로 올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니 카페가 오히려 많이 모여 있을수록 좋다. 포화상태가 아닐까 하는 곳이 오히려 성업을 하기도 한다. 그곳에 가면 커피를 마실 수 있다고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시장 효과다. 몇 번 가다 싫증이 나면 아예 그 골목은 당분간 걸음도 하지 않게 되기 마련이다. 식당이 여러 군데면 월화수목금 돌아가면서 먹을 수도 있다.
흔하게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지역의 고객 수를 계산하고 그것을 그 지역의 카페 수로 나누는 것이다. 이것은 모든 곳이 같은 맛, 같은 품질, 같은 가격을 가지고 있을 때의 경우일 뿐이다. 전체 손님의 수를 카페마다 나누어 갖는 것이 아니라, 나를, 내공간을, 내 제품을 좋아하는 손님을 내 카페로 데려오는 것이다. 그러니 주변 카페는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상생의 존재라고 생각하자. 다만 내가 생각한 콘셉트와 같은 카페가 많으면 힘들겠지만, 나만의 개성이 있다면, 기존의 카페보다 좀 더 좋게 만들어낼 자신이 있다면 기회는 나에게 오게 돼 있다.
서둘러 계약하지 말라
창업에도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당장 수입이 끊긴 상태에서 기술을 배우고 자리를 알아보는 데 투자를 하다보면 슬슬 조급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다 얼토당토앟ㄴ은 가게를 섣불리 계약해버리고 나중에서야 후회하는 창업자가 많다.
입지를 선정하기 위해 지역을 공부하려면 최소한 6개월은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자. 벌이 없이 생활비로 한 달에 200만 원씩, 1200 만 원을 쓰더라도 서둘러 개업하고 망해서 창업비 1억 원을 날리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다.
그러면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보자. 마음에 드는 자리가 생겼으면 덜컥 계약하지 말고, 그 주변지역을 꼼꼼히 살핀다. 우선 주변에 카페가 있는지 둘러보라. 카페가 많다면 커피 수요가 많다는 뜻이다. 내가 생각해둔 자리에서 현재 카페가 영업 중이라면 직접 가서 사먹어본다. 계산서(빌지)에 찍힌 숫자를 보면 대략 손님 수를 예측할 수 있다. 밤에 쓰레기가 나오는 양을 가늠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주변 카페의 경쟁자는 편의점이라는 것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원래 편의점 손님의 다수가 움료수를 사 마시는 데다 주변 카페가 경쟁력이 없으면 편의점에 더 많은 손님이 몰리게 된다. 편의점에서 팔리는 음료의 구성을 꼼꼼하게 살피고 편의점 앞에서 전체 손님 수를 확인하거나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서 계산서를 보자. 또한 원하는 자리의 가게 앞에서 일주일 정도 유동인구를 확인해야 한다. 유동인구를 알아야 수익성을 분석할 수 있다. 할 수 있는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의 통계를 내보고 판매량을 추정한다. 전체 유동인구의 카페 유입률은 1% 이하로 낮게 잡는데, 경쟁자가 워낙 많고 커피는 생필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좀더 전문적인 통계를 원한다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권정보 시스템을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카드사의 해당 지역 결재내역을 바탕으로 제작한 상권분석자료를 구매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자리가 났다면 바로 계약하지 말고, 무조건 나가서 직접 두 눈으로 봐야 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주위를 지키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며 어떤 소비를 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물론 힘든 일이라 계속하다보면 지쳐 포기를 하게 된다. 그러나 포기하는 순간 적어도 몇천만 원에서 많게는 몇억 원을 하늘에 날릴지도 모른다. 악착같이 참아내고 끝까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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